기업이 하나의 사업을 분리할 때는 보통 ‘분할’이라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이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인적분할과 물적분할로 나뉩니다.
이 두 방식은 법적으로나 회계적으로 전혀 다른 방식이며, 기업의 구조뿐만 아니라 주주의 권리, 투자자의 수익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최근 LG, SK, 현대자동차 등의 대기업이 이 방식을 활용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 그 차이를 명확히 이해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의 개념부터 각각의 장단점, 투자자 관점에서의 영향, 실제 국내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글의 요약
- 인적분할은 기존 주주에게 신설법인의 주식이 배정되며, 지배구조 변화가 없다.
- 물적분할은 모회사가 신설회사 지분을 전량 보유하며, 주주에게 직접적인 이익이 가지 않는다.
- 분할 방식은 기업의 목적과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각각 장단점이 존재한다.

인적분할이란 무엇인가? 구조와 특징, 투자자에게 미치는 영향
인적분할(人的分割, Spin-off)은 기존 기업이 일부 사업 부문을 분리하여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고,
이때 신설회사의 주식을 기존 주주들에게 비율대로 배분하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기존 주주들은 분할 후에도 모회사와 신설회사의 주식을 모두 소유하게 됩니다.
구조적인 특징
- 분할 대상 사업부는 별도의 법인이 되어 독립적인 경영 활동을 시작함.
- 신설법인의 주식은 기존 주주가 동일한 지분율로 받게 됨.
- 모회사는 기존의 사업 외에 분할 대상 부문을 제외한 나머지를 유지함.
- 회계상 ‘기업분할’로 처리되며, 주식시장에서는 신설법인이 신규 상장되기도 함.
투자자 관점에서의 장점
- 지분 희석이 없음: 주주의 권리가 보장되며, 지분 가치가 유지됨.
- 투자 선택권 확보: 신설회사 주식에 대한 매도/매수 여부를 주주가 직접 결정 가능.
- 지배구조의 투명성: 경영권 분쟁 또는 계열사 독립 시 사용되는 구조로, 지배구조 개선 가능.
대표 사례
- LG화학 → LG에너지솔루션(2020):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하여 LG에너지솔루션을 설립.
- SK이노베이션 → SK온(2021): 배터리 사업을 인적분할 방식으로 분리.
고려해야 할 점
- 분할 이후 신설법인의 실적이 좋지 않으면 주가 하락 위험.
- 복잡한 회계 절차 및 관리 시스템의 분리 필요성.

물적분할이란? 지배구조의 변화와 투자자 불만의 이유
물적분할(物的分割, Carve-out)은 기존 기업이 특정 사업부를 떼어내 신설 회사를 만들고,
그 신설회사 주식을 전량 모회사가 소유하는 방식입니다.
즉, 기존 주주는 신설회사의 지분을 전혀 받지 못하고 모회사가 지배권을 독점합니다.
구조적인 특징
- 신설법인은 모회사의 100% 자회사로 설립됨.
- 기존 주주는 신설법인의 주식을 전혀 받지 못함.
- 모회사는 신설법인의 IPO(기업공개)를 통해 자금 조달 가능.
투자자 입장에서의 문제점
- 지분 희석 문제: 기존 주주가 신설회사에 대해 아무런 권리를 갖지 못함.
- 주가 디스카운트 현상: 신설회사가 상장되면 모회사 가치가 감소할 수 있음.
- 경영진의 권한 남용 우려: 신설법인 상장을 통한 내부자 이익 추구 가능성.
대표 사례
- LG화학 → LG에너지솔루션(물적분할 후 상장, 2022): 기존 주주들은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받지 못함. 이에 따라 주가 하락과 주주 반발이 있었음.
- 현대모비스 → 모빌리티 사업부 물적분할 추진(2022): 기존 주주들이 반대하며 주총 부결.
장점
- 모회사가 신속하게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음.
- 핵심 사업 부문을 집중 관리할 수 있어 성장성이 높은 사업에 집중 가능.

인적분할 vs 물적분할: 표로 보는 차이점 요약
구분 | 인적분할 | 물적분할 |
---|---|---|
주주 지분 | 신설법인 주식 배분 | 신설법인 지분 없음 |
신설회사 소유 | 기존 주주 | 모회사 단독 |
주가 영향 | 주주 권리 보호로 긍정적 | 주가 하락 가능성 |
IPO 여부 | 가능 (신설법인 상장) | 가능 (모회사 소유 상태로 IPO) |
투자자 관점 | 지분 유지, 이익 공유 | 이익 공유 불가, 권리 약화 |
대표 사례 | SK온, LG에너지솔루션(초기) | LG에너지솔루션(상장), 현대모비스 추진건 |
기업이 선택하는 기준: 언제 인적분할, 언제 물적분할?
기업이 인적분할이나 물적분할을 선택하는 이유는 경영 목적, 재무 전략, 자금 조달 계획에 따라 다릅니다.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고려됩니다.
1. 자금 조달이 급한 경우: 물적분할
신설회사를 곧바로 IPO 시켜 대규모 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물적분할은,
투자 유치가 시급한 스타트업이나 미래산업 기업에서 자주 선택됩니다.
단기적으로는 투자자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필수적인 성장 자금 확보 수단입니다.
2. 주주 신뢰 유지가 중요한 경우: 인적분할
지주회사 체제 유지, 주주 친화 정책 등 신뢰 기반 경영을 우선시하는 기업은 인적분할을 선호합니다.
이는 장기적인 주주 관계 유지와 ESG 경영의 일환으로도 해석됩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분할을 어떻게 분석해야 하나?
분할 공시가 나온 후, 투자자는 다음과 같은 요소를 중점적으로 분석해야 합니다.
- 분할 방식의 종류: 인적 vs 물적 구분이 가장 중요.
- 신설법인의 사업 가치: 분할 대상 사업의 성장 가능성과 수익성.
- IPO 일정 및 활용 계획: 모회사가 자금을 어떻게 사용할지.
- 경영진의 의도와 이력: 기존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분할을 단행한 전력이 있는지 여부.
또한, 분할 이후 신설회사의 상장 일정, 배당 정책, 주가 흐름 등을 예측해야 하며,
공시자료와 실적 발표,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결론: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은 ‘지분’이 핵심이다
결국 투자자에게 중요한 것은 ‘지분’입니다.
인적분할은 주주가 신설회사에 대한 지분을 그대로 보유함으로써,
기업 가치 상승에 따른 이익을 직접 누릴 수 있습니다.
반면, 물적분할은 지분을 전혀 받지 못하고,
향후 신설회사 IPO로 인해 모회사의 가치가 희석될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기업의 분할 공시가 발표되면,
그 방식과 목적, 상장 계획 등을 면밀히 분석한 후 투자 판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Q&A
질문 1. 인적분할과 물적분할 중 투자자에게 더 유리한 방식은 무엇인가요?
답변 1. 일반적으로는 인적분할이 투자자에게 유리합니다. 기존 주주가 신설법인의 지분을 그대로 받기 때문에, 기업의 분할로 인한 성장 이익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반면 물적분할은 신설법인 지분이 모회사에 귀속되므로, 투자자의 지분가치가 희석될 수 있습니다.
질문 2. 기업이 물적분할을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답변 2. 물적분할은 신속한 자금 조달과 경영 효율성 확보를 목적으로 선택됩니다. 특히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미래산업 분야나 신성장동력 사업에서 IPO를 통해 외부 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으로 사용됩니다.
질문 3. 물적분할 후 IPO가 이루어지면 주가는 어떤 영향을 받나요?
답변 3. 일반적으로 모회사의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모회사의 가치 일부가 신설회사로 이전되기 때문입니다. 신설회사에 대한 기대감은 있지만, 기존 주주가 그 지분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불만이 생기고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질문 4. 인적분할된 신설회사는 언제 상장되나요?
답변 4. 인적분할된 회사는 분할 이후 통상 6개월~1년 이내에 상장 절차를 밟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 상장 시기는 경영 전략과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질문 5. 일반 투자자가 분할 이슈를 접했을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답변 5.분할 방식이 가장 중요합니다. 인적분할인지 물적분할인지에 따라 향후 투자 수익에 큰 차이가 발생합니다. 이 외에도 신설회사 사업의 수익성, 상장 여부, 경영진의 전략 등을 함께 분석해야 합니다.
참고 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DART)
- 한국거래소(KRX) 기업공시채널
- LG화학, SK이노베이션 공식 IR 자료
- Harvard Business Review: Spin-offs and Carve-outs Analysis (2021)
-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 논문: 「기업 분할 구조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 (2020)